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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섬유업계의 친환경섬유 개발 노력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친환경섬유는 환경 보존 및 정화, 환경 개선에 기여하는 제품으로, 제조과정에서 CO2(이산화탄소) 발생량을 30% 줄이는 것은 물론 석유자원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 발생량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최근에는 화석연료 고갈 문제가 부각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으로도 꼽히고 있다. 아직까지 친환경섬유 시장 규모는 협소한 수준이지만, 섬유업계의 미래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친환경섬유 개발노력도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개발 에너지와 함께 환경문제가 국가 경제의 미래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부각되면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향후 수요증가 전망까지 겹치면서 친환경섬유 개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 세계 섬유산업 시장규모는 지난 2005년 1만1천40억달러에서 2015년 1만6천821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친환경섬유 제품 비중은 전체 섬유제품에서 약 1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합성섬유 시장의 경우 네이처웍스(Natureworks LLC)가 연간 14만t 이상(3천억원 이상), 듀폰(Dupont)이 15만t 이상(4천500억원 이상), 도레이(Toray)와 데이진(Teijin)이 500t 이상(1천억원 이상)을 생산하는 등 1조원 이상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이들 4개 업체는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휴비스의 친환경섬유인 ´에코에버(ecoever)´는 남아공 월드컵 국가대표에 이어 SK와이번스 유니폼으로 채택됐다. 에코에버는 버려진 페트병을 수거해 다시 뽑아낸 원사로 쓰레기 매립량을 감소시키며 제조과정에서 CO2 발생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 장의 티셔츠 생산에 투입되는 페트병은 8개 정도인데, 약 200만개에 달하는 페트병을 재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페트병과 폴리에스터를 만드는 원료가 동일하며, 페트병을 잘게 분쇄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정제작업을 통해 섬유의 원재료인 칩으로 재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휴비스 관계자는 "삼양사가 페트병의 수거 및 원료 공급을 진행하고 휴비스가 원사를 생산, 종합적인 품질관리가 가능하다"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환경부가 수여하는 친환경 섬유 마크를 받았고, 나이키 공식 원사 공급 벤더로도 인증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휴비스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전분을 중합해 완전히 썩어 없어지는 PLA(Poly Lactic Acid, 생분해 젖산)를 활용한 친환경 원사인 ´인지오´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를 원료로한 의류 생산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세아상역은 휴비스의 제품을 활용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아토피 등이 생기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옥수수 4개에서 성인용 티셔츠 하나를 만들 수 있어 원료가 고갈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효성은 리사이클 섬유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초 친환경 나일론과 폴리에스터 섬유 제품인 ´리젠(Regen)´은 컨트롤 유니온(Control Union)사로부터 GRS(Global Recycle Standard) 인증을 획득했다.
´리젠´은 지난 2007년 말에 개발된 리사이클 나일론 섬유와 2008년 1월 국내 최초의 폴리에스터 리사이클 섬유의 공동 브랜드이다. 나일론의 경우 바다에 버려지는 폐어망을, 폴리에스터 원사의 경우 폐 PET병이 원료로 사용됐다.
이 제품은 아웃도어 스포츠웨어, 백팩, 신발, 수영복 등에 적용이 가능하다. 리사이클 원사 사용으로 연간 3만t 이상의 CO2를 줄이는 효과를 얻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코오롱의 친환경 대표브랜드인 코오롱패션머티리얼(코오롱FM)은 ´에코프렌(ECOFREN)´을 선보이고 있다. 원사 생산 공정을 기준으로 탄소 발생량을 84% 줄이는 효과가 있는 PET 재생섬유는 친환경 재생섬유로 이미 의류에 적용돼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친환경 인증 전문기관인 컨트롤 유니언사에서 부여하는 재생섬유 인증프로그램인 GRS를 획득하며 재생 섬유를 이용한 의류 제작 및 개발을 촉진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코오롱FM은 또 PET 재생 소재, 생분해 소재, 식물계 원료 사용 소재 등 다양한 방향으로 친환경 소재에 접근하고 있다.
웅진케미칼도 폴리에스터 제품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섬유 ´에코웨이(ECOWAY)´를 개발했다. 에코웨이의 경우 소비자가 사용한 폴리에스터 제품을 화학적으로 분해한 후, 다시 중합하는 완전 순환형 재활용 방식을 통해 생산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리싸이클 제조방식에서는 어려웠던 불순물을 제거해 우수한 품질의 제품 생산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또한 일반적인 섬유 제품과 동일한 물성은 물론, 제조과정에서도 에너지 및 이산화탄소 감소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웅진케미칼은 의류업체와 연계해 에코웨이로 만든 제품에 친환경 인증을 부여하고, 직물 브랜드인 ´에코윈(ECOWIN)´ 및 수처리용 필터사업 강화 등 친환경적 기업 이미지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선진국 원료 및 제품 생산 앞서
국내 섬유업계가 친환경 섬유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에서는 원사 및 제품 생산․개발에 한 발 앞서 있는 상황이다.
미국·독일·일본 등 선진국은 후발개도국 섬유제품과의 차별화를 두기 위해 친환경녹색성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적극적인 친환경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에너지부(DOE) 산하의 국립신재생에너지연구소(NREL) 및 로렌스버클리연구소(LBL) 등이 대학 및 기업체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염색가공공정에 적용이 가능한 에너지절감형 공정, 에너지전환 및 폐열회수기술의 개발과 국내외의 에너지 사용 및 각 부문의 에너지 데이터 수집 및 분석에 대한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소재 및 염색가공 공정개발에서는 섬유의 자동검사, 초임계 유체염색 등을, 환경보전 기술개발에는 정제 및 분리, 회수기술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 절약형 섬유제조기술과 자동봉제기술 개발 계획을 통해 재단, 봉제센서용 등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인 네이처웍스(Natureworks)社는 지난 2003년에 PLA 섬유를 발표하했으며 화학섬유 기업인 유니피(Unifi)는 ´REPREVE´라는 브랜드로 2007년 하반기 페트 바틀(PET bottle)을 원료로한 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인비스타는 환경오염 방지와 자원 낭비 최소화를 위한 하이테크 기능성 소재로서 폐 PET병을 활용한 리사이클 ´쿨맥스 에코테크´를 개발했다.
재활용된 페트병 용기로 만든 수분조절 기능 쿨맥스 에코테크 원단은 기능저하 없이 약 70%의 에너지 저감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인비스타는 친환경 리사이클 소재 쿨맥스 에코테크 개발과 함께 환경 발전 프로젝트인 ´PLANET AGENDA´를 발표, 환경오염 최소화 및 합성섬유, 자연섬유를 조합해 자연섬유의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듀폰은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및 석화원료 대체, 고기능성 차별화 소재로 경쟁우위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듀폰은 올해 매출액의 25%에 해당하는 제품 제조에 필요한 원료를 식물 등 비고갈성 자원으로 조달해 석유화학 원료 등을 대체할 예정이다.
이미 고유가 대안으로 개발한 식물성 원료기반 ´sorona´는 자동차부품, 기능성 의류 등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일본은 쾌적성 기능섬유 및 고기능 부가가치 섬유를 개발해 동남아시아 및 중국 등의 저가 제품과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일본의 생분해성 섬유는 환경의식 제고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 2007년 177억엔에서 오는 2011년에는 2.1배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내열성 등 물성개선을 통한 고부가가치화로 유니폼 및 자동차 등 다른 분야에서 용도개척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데이진(Teijin)은 지난 2002년 4월부터 생산에 돌입해 연간 3만t의 원료를 리사이클하고 하고 있으며 도레이(Toray)에서는 공정 중 발생한 나일론 파사를 재활용한 방적사를 시판 중이며 소재의 재활용 기술을 구축한 상태다. 일본 섬유업계는 PLA섬유 선보이고 있는 것은 물론, 상용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친환경섬유 시장 협소…성장세 지속
각국 기업들이 친환경섬유 개발에 적극적인 이유는 섬유소재 특성에 대한 규격 강화에 대응하고 온실가스 저감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친환경 섬유 기술개발은 인체의 건강을 유지시키고 친환경 대형 시장에서 경제적 이익 창출을 가능케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업계의 경우 정부가 섬유산업의 에너지효율을 2020년에는 0.12 수준으로 높이고, 온실가스배출량을 지난 2007년 기준 5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어 에너지효율 향상 및 온실가스 저감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친환경섬유 소제 및 제품, 공정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환경적 요소와 결합해 신시장을 만들어내는 시너지 효과 창출은 미흡한 수준이다. 글로벌 선진기업의 경우, 사업영역을 환경에너지 분야로 확장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환경분야 신산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국내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 의견이다.
환경산업을 기존의 수질, 대기, 폐기물, 토양 등 환경오염 처리를 위한 설비산업으로 좁게 인식하는 경향도 신사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산업환경 정책이 환경규제에 대한 소극적 대응에 치중하고 있어 업계는 환경분야 신시장 창출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업체들의 친환경 소재에 대한 활용도는 유럽, 일본, 미주와 비교할 때 높지 않으며 시장규모도 200~300억 정도에 불과한 상태다. 이는 전 세계 친환경 폴리머 시장규모에 2~3%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친환경 섬유 시장 규모는 크지 않기 때문에 생산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섬유산업은 친환경 생산공정 도입 및 그린 섬유소재 개발, 환경정화용 섬유 소재의 활성화 등 녹색산업 육성이 필요하다"며 "친환경 생산공정의 도입을 위해서는 단축 기술 및 에너지 절감 기술, 공해물질 저감기술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원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제품 가격이 화학섬유 제품에 비해 높다는 단점도 지적됐다.
업계 관계자는 "리사이클 제품의 경우 재활용 사업이 활발한 일본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가격은 높은 상황으로 향후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도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은 EBN화학정보 제246호 참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