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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개요
1. 전시회 개요
매 2년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Techtextil 전시회는 금년도 역시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의 기간 동안 열렸으며, 예년보다 많은 전시업체와 참관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56개 국가에서 역대 최고인 총 1,652개 업체가 이번 전시회에 출품하였고, 참관자 역시 113개 국가에서 역대 최고인 약 4만여 명이 다녀 간 것으로 나타나 2011년 34,725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시 부스의 경우 작년 연말까지 조기 소진된 것으로, 해가 갈수록 당해 전시회 지명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2011년도부터 동시에 개최되는 texprocess전시회 영향도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참관자들도 있지만, Technical textile 분야에서는 이미 명실 공히 세계 최고의 전시회임은 분명한 사실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만 예년과는 달리 전시회와 함께 열리는 학술 포럼인 Avantex가 그 기술과 학술적 깊이가 다소 얕아진 것 같다는 일부 의견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그동안 당해 전시회가 보여주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전시회 역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첨단을 달리는 최신의 hightech 섬유들이 대거 출품되었던 것으로 파악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섬유기술의 현 주소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되었던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특히 섬유소재개발보다는 응용제품개발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강조된 전시회였음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소재분야 전시부스인 Hall 4.1보다 두 배나 큰 Technical textile 소재 전시홀인 Hall 3에 참관자가 대거 몰렸다는 점에서 이를 짐작할 수 있었다. 상하 두 개 층으로 이루어진 technical textile 전시부스에는 선진국들의 최신 응용제품들이 서로의 위상을 자랑하듯 자체상품 홍보에 열을 올렸고, 전시회 기간 내내 이곳 전시실은 혼잡 그 자체였다. 그러나 소재분야 전시부스의 경우 한 개 홀로 이루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참관자들의 발길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였다. 일부 특수소재를 전시했던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가함 그 자체였다.
이는 소재분야의 경우 이번 전시회를, 대부분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자체기술력이 이만큼 올라왔음을 대외에 알릴 수 있는 수단으로, 또 선진제품과 유사한 특성에 보다 저렴한 가격의 안정적 공급원임을 홍보하기 위한 장으로 활용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예를 들면 나름 첨단소재로 알려져 있는 아라미드 섬유나 현무암섬유, 고강도 PET는 물론 UHMWPE 섬유, 탄소섬유를 비롯한 각종 기능성 원사 등은 이미 더 이상 선진국의 전유품목은 아닌 전 세계적으로 평준화된 품목이 아닌가 할 정도로, 그야말로 해당 부스는 소재 백화점과 같은 인상을 받았던 것은 필자만의 생각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여기에 물론 우리나라 4대 원사메이커와 일본의 도레이와 테이진 등의 대형 원사메이커도 매년 고정고객으로 출품하고 있다.
섬유소재, 특히 고기능성 섬유소재의 경우 일본이 세계 최고의 강국임은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일본의 대형 소재업체들이 최근에는 소재분야 투자보다는 응용분야 투자를 보다 강화하기로 정책을 선회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일본의 이 같은 결정은, 소재분야에서 일본보다 취약한 독일과 미국, 프랑스, 영국 등의 업체들이 일본의 고성능 섬유소재를 들여다 항공기나 자동차, 전자분야 등에 들어가는 2, 3차 부품이나 제품화를 함으로써 수백~수만 배 이상의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는 것에 자극을 받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또 그동안 일본이 주력상품으로 간주해 왔던 고성능섬유가 개발도상국들의 추격에 점차 경쟁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금년도 technical textile 부스인 Hall 3에 전시된 일본과 한국 업체 수는 유럽 섬유선진국에 비해 크게 열세였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기는 하나, 섬유소재의 용도는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향후 우리에게 열려있는 기회와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점에 희망을 두고 싶다.
당해 전시회에서는 필자가 기능성 가공을 중심으로 한 나노가공과 코팅가공기술 분야만 조사하였기 때문에 이 분야에 관해서만 서술하기로 하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최근 선진기능성의 특징
한동안 섬유에서의 기능성은 의류를 기반으로 한 인간 중심의 기능성이 중시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등장한 일본의 신합섬(신고센)이 전 세계를 석권하면서 2000년대 중반까지 일본이 전 세계 기능성 섬유소재 시장을 대부분 장악해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에 기능성에 관한 용어 등이 일본어에 바탕을 두고 형성되어, 우리나라 역시 건강기능성, 쾌적기능성, 그리고 흡한속건 기능성이니 하는 용어도 이에 기반을 둔 것임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2005 Techtextil/avantex 전시회 계기로 technical textile(산업용 섬유)에 있어서도 기능성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독일 Hohenstein 연구소에서는 섬유 자체가 가지고 있는 기능성을 mechanical function과 physical function, 그리고 protective function과 biological function 등 총 4가지로 분류해 발표하였고, 이를 계기로 산업용 섬유뿐 만 아니라 의류용에 있어서도 용도에 따라 원하는 기능성을 선택해 이를 더욱 강화하고 보완하고 보충해 가는 것이 기능성 가공의 기본이 됨을 강조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산업용과 의류용에 대한 기능성을 분리해, 일본에서 사용하고 있는 각종 기능성에 대한 용어와 기술들을 대부분의 의류에 적용해 왔고, 산업용섬유의 경우에는 산업 자체의 특성에 맞춰 별도의 기능성으로 구분해 사용해 왔기 때문에 산업용과 의류용이 갖는 기능성에 약간의 괴리가 자리 잡고 있어 한동안 국내 기능성섬유소재 개발에 걸림돌이 되어 왔다는 생각도 든다. 다시 말하면, 의류용은 의류용대로, 산업용은 산업용대로 기능성을 각기 생각하다보니 상호 기술적 협력이 이루어지 못했다는 것으로, 이는 국내 섬유기술발전에도 걸림돌로 작용한 것이 아닌 가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지만 2009년과 2011년의 techtextile 전시회는 섬유 기능성에 대해 우리에게 전혀 다른 해석과 접근방법을 보여 준 것으로 생각한다. 2009년 전시회에서는 섬유 기능성이 의류용과 산업용이 같이 갈 것이라는 화두의 제시가 있었지만 이를 실제로 보여준 것은 2011년도였다고 것으로, 그동안 이론적으로만 발표되었던 각종 가공기술과 기능성들이 실제 현장에서 적용해 생산하고 있다는 내용의 발표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남겼고, 이제는 산업용과 의류용 모두 동일한 기능성을 거의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는, 즉 산업용 역시 인간생활과 가까이에서 사용되는 소재이기 때문에 의류용과 동일한 관점에서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최근에 나타난 선진 기능성의 특징이 된다는 데서 이를 짐작하게 한다. 이상의 내용을 바탕으로 최근 선진 기능성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High performance(고도 기능성) : 확실한, 완벽한(99.9%의) 기능
○High durability(고도 내구성) : 50회 이상 고도의 세탁 내구성
○Multi function(다기능성) : 항균, 흡한속건, UV-cut 등의 동시 기능
○Sustainability(지속 가능성) : 친환경, 인체친화형
○Smart function(똑똑한 기능) : 사용 환경에 따른 능동적 대처 가능
3. Cosmetic textile의 등장
2007년 techtextile/avantex 전시회에서 새로운 화두로 처음 등장한 것이 cosmetic textile이다. 당시 강한 어필은 되지 않았지만 점차 섬유에서의 cosmetic한 부분이 어떠한 것인가에 대한 재해석이 진행되면서 국제적으로 크게 반향을 일으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cosmetic textile은 화장품 특성을 갖는 섬유소재를 의미한다. 화장품은 한동안 사용자 외모의 미적 요소를 부가해주는 외관적 측면을 중시해 왔으나 최근에는 그 기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근 화장품에서의 기능성은 피부개선과 보호 작용 외에 치료/치유효과도 중시된다. 섬유소재 역시 착용자의 외모의 미적 요소 증진 외에 치유/치료효과와 피부개선 및 보호기능도 함께 갖고 있다는 측면에서 화장품과 거의 유사한 기능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유럽에서 이를 착안해 탄생한 신조어가 바로 cosmetic textile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는 일본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던 건강기능성과 쾌적기능성을 합한 기능성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착용자의 건강을 유지하거나 치유 또는 보호하는 작용을 모두 cosmetic textile로 분류한 것으로, 여기에는 흡한속건기능, 항균소취기능, 투습방수기능, 비타민 기능, 원적외선 기능 등이 cosmetic textile의 1세대 제품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하였고, 이어 skin 재생과 보호 및 탄성회복과 유지 등 second skin 기능이 있는 cosmetic textile을 2세대로, 생체모방기술(biomimetics)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천연단백질을 모방해 피부 친화성을 높인 second skin 기능의 cosmetic textile을 3세대로 구분하고 있다.
한편 cosmetic textile의 시장규모를 추산하면 2007년 기준으로 1억2천만 유로에 달한다고 발표하였고, 매년 큰 성장을 거듭해 2013년도에는 그 규모가 5억 유로 이상이 될 것이라는 발표는 우리를 놀라게 한바 있다. 그 후 2009년도 전시회에서는 이들 첨단 기능성에 대한 나노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가늠하는 전시회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당시 나노(nano)기술에 대한 국내외적 관심이 증폭되어 있는 가운데, 섬유분야에 있어서도 이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타진하는 조심스런 접근이 이루어졌고, 그 결과물들이 하나 둘 소개되어 제품화를 시작하는 단계, 또는 이론적 접근 결과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는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2011년 전시회에서는 cosmetic textile 제품을 중심으로 한 기술적 제안과 접근법 및 실 제품화 사례들이 대거 소개되어 선진국과 우리의 기술격차를 실감하게 하는 전시회가 되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여기에는 주로 sol-gel process나 nano-fiber process, 그리고 nano-metrics process 등 최신의 기술이 적용되었는데, 섬유 표면을 lotus 구조 즉 fractal surface 구조로 변화시킴으로써 초발수성과 방오성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nano coating 기술로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기술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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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sol-gel process 기술은 세라믹 분야에서 국내에서는 이미 활용되고 있는 기술이었으나, 섬유분야에서의 적용은 일부 연구실적 수준에 머물러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였다. 특히 이 분야 선두그룹인 스위스 Schoeller가 연잎 표면을 모방한 Nano-Sphere는 많은 이들의 관심과 경이의 대상이었다. 자체적으로 Guest-Host process를 적용하였다고 하였으나 이 기술 역시 sol-gel process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독일 com-tex의 nanofi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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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Com-tex의 nanofiber 성장법에 의한 초발수/발유가공 | 성장법 역시 소금쟁이가 물에 뜨는 원리를 적용, sol-gel process를 기반으로 섬유 표면에 나노파이버를 성장시킴으로써 초발수/발유기능을 부여한 것으로 모두 biomimetics 기술의 한 부류로 간주되고 있는 첨단기술이다.
4. 기능성에서의 sustainability(지속 가능성)
선진국에서는 기능성에서의 sustainability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친환경적 요소와 인체친화적 요소를 함께 적용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모든 원부재료와 생산 공정 모두를 지구 환경적 즉 인류와 환경에의 친화적인 요소를 가지고 접근하자는 것으로, 이것이 이번 전시회의 최대의 화두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물론 지난 대회 역시 이런 요소가 강하게 감지되긴 하였으나 이는 주로 저에너지형의 process 중심의 기술적 요소가 주를 이루었다면 이번 전시회는 process 외에 원부재료(chemicals & materials)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적 요소 실현이 주요 이슈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원부재료 분야에서의 친환경적 요소란 역시 유럽의 REACH 법과 Oeko-tex 등 각 종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기업문화 정착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접착제 분야의 경우 논 solvent type의 polymer는 물론 수계 polymer의 적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고, 발수기능과 난연기능 분야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자연 상태에서 분해가 어렵다고 알려져 본격적으로 규제가 시작되고 있는 PFOA(perfluorooctanoic acid)와 PFOS(perfluorooctanesulfonic acid)가 있으며, 난연제의 경우는 할로겐계 난연제가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에서는 예전과는 달리 다수의 업체들이 이러한 국제적 환경규제에 대응, 향후 규제가 예상되는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다수의 기능성 약품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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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Perfluorooctanoic acid(PFOA) |
출처: 『2013 Techtextil 참관기』, 손성군/한국섬유소재 연구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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