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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출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이 당장 큰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미국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면 아무래도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국내 섬유의류산업계는 미국 44대 대통령으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당선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우리나라의 대(對) 미국 수출이 힘들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 ‘동전의 양면’과 같은 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분석을 내놓았다.
섬유의류계는 일단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이다. 현재 한국에서 직접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나 액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상무부가 집계한 수출입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섬유가 미국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다.
미국은 섬유의류 부문에서 지난해 전 세계에서 964억 달러를 수입했는데, 이 가운데 중국이 323억 달러(33.5%)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한국은 13억2천만 달러로 1.4%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오바마 취임 뒤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펼치더라도 그 주요 타깃은 중국이지 한국은 아닐 것이라는 게 국내 섬유산업계의 판단이다.
오히려 국내 섬유산업계는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취하는 무역제재의 강도 수위에 따라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지 모른다고 기대하고 있다.
미국 대선 기간 미국섬유제조자협회는 오바마 민주당 후보 진영과 매케인 공화당 후보 진영에 중국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 줄 것을 골자로 한 6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고, 오바마 진영은 이를 대부분 수용했다.
미국섬유제조자협회는 공정무역을 강조하면서 미국 내 섬유의류산업의 기반을 지키기 위해 무엇보다 올해 12월31일자로 끝나는 중국 섬유 특별세이프가드 조치 이후에도 중국에 대한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국내 섬유의류업계는 오바마 당선자가 미국섬유제조자협회의 요구에 따라 자국 섬유산업 보호에 나서 중국에 대한 견제에 들어가면, 중국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품목들을 중심으로 우리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테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미국에 원사를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다.
또 직물의 경우도 중국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미국에 수출하는데, 오바마 집권 뒤 중국이 제재를 받게 되면 아무래도 원사와 직물 분야에서 우리업체가 반사적 이득을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하지만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가 우리나라에 꼭 이익을 안겨주는 것만은 아니라는 데 섬유산업계의 고민이 있다.
국내 섬유의류계의 최대 수출시장이자 투자지역이 중국인 상황에서 중국의 미국 수출길이 막히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도 감소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상황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섬유산업연합회 김보흥 통상마케팅 팀장은 “전반적으로 국내 섬유의류산업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중국 등 다른 나라와 게임이 안 될 정도로 형편없는 상황에서 미국 오바마 정부가 보호주의를 취하더라도 우리나라 섬유산업이 크게 영향을 받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오히려 그것보다는 미국 실물경제 침체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경우 연쇄적으로 우리나라 섬유수출이 타격을 입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 2008-1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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