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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섬유 의류, 생태계 돌아 우리 몸에 쌓여
합성섬유 세탁 1회당 마이크로플라스틱 1천900개씩
해양 쓰레기 지대, 중금속·화학물질 생물농축 등 피해
 빨래를 할 때마다 합성섬유 옷에서 떨어져 나오는 미세한 부스러기들인 ‘마이크로플라스틱(micro-plastic)’이 바다로 흘러들어 해양 먹이사슬로 유입된 후 인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이크로플라스틱은 크기 1mm 이하 미세 플라스틱 잔해물로 의복의 원료로 사용되는 폴리에스테르나 아크릴 나일론 등이 주요 성분이다.
영국 BBC방송은 지난 27일 미국과 영국 연구진의 발표를 인용해 일반 가정에서 합성섬유 옷을 한 번 빨 때마다 최고 1천900개의 플라스틱 미세물질이 떨어져 나와 바다로 흘러들어 해양 동물들의 먹이에 섞여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미국 국립생태계분석종합센터 연구진은 과거 연구에서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플라스틱 물체의 80%가 더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우리 주변 환경에 존재하는 모든 섬유의 상당 부분은 옷을 빨고 난 하수에 섞여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아주 작은 플라스틱이 동물의 몸에 들어가면 위장으로부터 순환계로 흘러 들어가 세포에 축적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 결과 남극과 북극, 영국, 인도, 싱가포르 등 전 세계 18개 해안지역 모두에서 마이크로플라스틱이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마이크로플라스틱이 해안에 축적되는 현상이 얼마나 광범위한지 알아보기 위해 영국과 인도, 싱가포르 등 전 세계 18개 해안지대에서 표본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플라스틱이 들어있지 않은 표본은 한 개도 없었다고 밝혔다.
표본들 가운데서 폴리에스테르와 아크릴, 폴리아미드(나일론)가 가장 많이 검출됐으며 대도시 주변 지역일수록 마이크로플라스틱의 밀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안지대에 축적된 마이크로플라스틱의 배출원이 하수인지 확인하기 위해 호주 사우스웨일스주 당국과 연구진이 공동조사한 결과 하수에서 똑같은 비율의 플라스틱이 나왔으며 세탁기에서 배출된 물 속에 함유된 섬유들도 정확하게 일치했다.
이와 같은 마이크로플라스틱의 유관으로 확인할 수 있는 피해는 일명 ‘쓰레기 섬’으로 불리는 해양 쓰레기 지대다. 마이크로플라스틱은 조류를 타고 부유하는 해양쓰레기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와이 북단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의 경우는 무려 한반도 면적의 6배에 이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생물농축으로 인한 피해가 더욱 치명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스펀지처럼 유해물질을 빨아들이는 성질을 갖고 있는 마이크로플라스틱이 해양 생태계 먹이사슬로 들어가 상위로 올라 갈수록 중금속과 화학물질이 더해져 농축된다는 것이다. 먹이사슬의 최상위층인 인간이나 포유류에게는 마이크로플라스틱은 유해물질을 운반하는 매개체가 되는 셈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한 과학자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재 마이크로플라스틱을 제대로 걸러낼 수 없는 하수처리시설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환경과학과 기술’ 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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